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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사나이
유선기
시집
국판변형/104쪽
2026년 5월 22일
979-11-6855-459-7
13,000원
■ 출판사 서평


병과 늙음, 가난과 생활의 고단함을 지나오면서도 이 시집은 끝내 삶을 놓지 않는다. 약봉지를 ‘봉지꽃’이라 부르고, 빠진 이와 구멍 난 양말, 건망증과 우울, 상처 난 몸과 마음까지도 숨기지 않은 채 그대로 시의 자리로 데려와 웃고 견딘다. 순천의 들과 갯벌, 고향의 사투리와 일상의 풍경이 투박하고 정직한 언어로 살아 움직이며, 한 사람의 생이 지나온 세월의 멍과 온기를 함께 증언한다. 『멍든 사나이』는 잘 다듬어진 관념의 시집이 아니라, 삶에 얻어맞고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의 육성으로 읽히는 시집이다. 아프고 서글픈 순간마저 끝내 행복과 사랑의 쪽으로 돌려 세우는 이 목소리는, 오래 살아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진심으로 독자의 가슴에 남는다.


■ 본문 중에서


**투병 1

독자 여러분
난 이렇게 산다
암 투병 후 하루하루 생명줄 늘리려고
이 병원 저 병원 발품을 팔고 약 처방 받아서
약국으로 향한 발걸음 가볍다
약국에서 약을 탄다 1개월 2개월 6개월
수북하게 준다 그럴 때마다 난 마음속으로
봉지마다 꽃을 달아 놓는다 요놈이 나의 생명줄이다
생각하고 아침저녁으로 봉지꽃을 따서 입속으로 향한다
그중에서 꼭 말썽을 피운 약이 있다 요놈 잘 다스리고
가슴 두드리면 그때야 목구멍으로 쑥 내려간다 꾸역꾸역
그래도 살고 싶은 욕망으로 하루하루 봉지꽃을
따먹고 살아간다 난 행복하다 오늘도
세상맛을 느끼고 산다 이 시간도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인생

미스코리아
온몸 롱다리
코 입 눈 쌍꺼풀 속눈썹
완벽해야 미스코리아

수석 목돌은 어떠한가
곰보딱지 입이 찢어지고
이마는 울퉁불퉁 눈구멍 쏙 들어가고
들창코에 앞니 빠진 것이
최고의 미스코리아

우리가 살면서 수많은 사람 만나고
헤어지지만 못났든 잘났든 어울림에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자만하지 말고 마음에 행복이 뿌리내리면
우리의 멋 코리아가 아닌가 싶다



*조심

조용한 산골마을
음산하게 울어대는 고양이
골목 어귀마다 땅 헤집고 똥을 싼다
뒷집 할배 옆집 할매
논두렁 콩 심으러 가다가
똥을 밟고 씨부렁씨부렁 영어 해댄다
에이 씨 에이 씨
신발을 툭툭 치며 
엉그적엉그적 콩 심으러 간다
고양이 밥 주는 사람 있어도
똥 치우는 사람은 없다
■ 차례


제1부

8 투병 1
10 세상 1
11 순천 1
12 동천
13 인생
14 순천 2
15 나의 삶
16 못난이
17 칠게년
18 조심
20 어매
22 격차


제2부

26 세월 1
27 사생활
28 지우개
30 대머리
32 사랑
33 농부
34 씨암탉
35 2026년 
36 주의
38 생각
39 친구야
40 세월 2
42 폐교


제3부

46 두 얼굴
48 오뚝이
49 내 인생
50 후회와 사랑
52 마눌
53 편견
54 구시렁
55 검정고무신
56 한세월 1
58 고흥
60 극과 극
62 고향역
64 인생


제4부

68 병상 1
70 병상 2
71 병상 3
72 한세월 2
74 우울증
75 이빨
76 양말
77 재물
78 우리 마을 판교
80 당뇨
81 땡감
82 차이
83 행복


제5부

86 낙엽
88 석류
89 투병 2
90 민들레
92 내 얼굴
93 자격증
94 세상 2
95
96 장미
98 머리카락
99 철학
100 건망증 1
101 건망증 2
102 순이의 젖무덤
유선기

한국낙농육우협회 지회장 2회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사
순천광양축협 대의원
순천낙농축협 대의원
서면경영인 회장
서면축산 계장
새마을 지도자
순천농협 대의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동천문학》 고문

<저서>
제1시집 『돌방석』
제2시집 『중년의 사랑』
제3시집 『사랑의 결심』
제4시집 『서당개 삼 년』
제5시집 『시와 이야기 산책』
제6시집 『멍든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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