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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바닿에 나르샤
신민걸
시집
국판변형/112쪽
2026년 6월 16일
979-11-6855-470-2(03810)
13,000원
■ 시인의 말

‘바닿’는 바다의 옛말인데, 거슬러 짚으면 바다도 육지도 다 바닥이 하나랍니다. 초록 바닿, 저 높푸른 우주는 하여 더 막막합니다.

생로병사의 애타는 몸을 이끌며 사는 우리는 기어이 함께 없는 나래로 날아서 혼돈과 정돈과 오돈의 초록 바닿에 늘 닿고 싶습니다.

나의 나래는 수평선처럼 곧 죽어도 너에게 기울어 한없이 기대고 있을 테니, 서로 고마워 보살피는 우리 깍지 끼고 푸르게 죽고도 푸르게 살아요.


■ 본문 중에서


*너는 커서 뭐가 될래

나는 커서 바위가 될래 이미 커서 울기도 뭣해 이제는 갈라지고 쪼개지는 바위 될래 바람이 살금살금 키운 실금에 소나무 얻어 심고 넉넉잡은 이끼 채우고 흩날리는 빗방울 겨우 붙잡아 아끼고 살리고 깜빡 번갯불처럼 내가 먼저 갈라질래 갈라져 둘이 되고 서넛이 되고 시나브로 모래알이 되어도 소나무는 비척비척 제 갈 길 하늘로 잘만 자라니 솔잎보다 가느란 실바람보다 가벼운 모래알이야 될래 모래알 속에 고이 담아 너를 키울래 나는 커서 이미 다 작아 별 타는 네가 될래 다 죽어도 따땃한 벼락바위가 될래


*새물내

네게서 좋은 새물내 나길래 웃길래 어디를 얼마나 다녀와 청초해졌는지 이리 반짝 빛이 나는지 물어보려다 더 좋아져서는 차마 물어보지 말고
바닿에는 돌고래가 고등어가 멸치를 쫓아가겠고 한데 흘러 홀려 흘린 김밭에 춤을 추겠고 어두워지는 초록이야 어련히 알아 잘도 어엿하겠고


*바닿에

또 비옵고 바라옵건대
내 발아래 바다 바닥에

발판이라도 있어서
빨판이라도 있어서

초록 바닿에

끝흙 가닿을 수 있다면

더는 너라 저어하지 않으리

■ 차례


시인의 말

1부 초록 바닿에

10 여섯 폭 병풍바위
11 너는 커서 뭐가 될래
12 움파
13 붕키는 봄이야
14 화평선에서 너를
15 꽃앓이
16 어데 멀리 가신다길래
17 버찌 보러도 올래요
18 야광나무라는데
19 저 아까시 울어요
20 바닿에
21 백로규어세白鷺窺魚勢
22 두전성이斗轉星移
23 고들빼기 노래 써
24 만보기
25 우전雨田
26 개구리는 언제 잠드나 
27 불두에 올라앉아
28 새물내
29 원근법
30 철쭉길
31 제비집
32 초록은 버퍼링
33 백수 타령
34 무아지경


2부 친절한 찬합을 열면

36 꽃의 무게를
37 탄로
38 나른한 소파를 묻고
39 돌꽃이라 놀라 그만
40 까마귀 애물
41 싸리재 넘어가자
42 척산에 맨발을 씻고
43 응골 홍일점
44 가진 물회
45 낮달맞이꽃
46 친절한 찬합을 열면
47 젖은 달
48 청초호 물꽃
49 무지개를 낳았지
50 부채꽃
51 너도 사는 극락
52 꽃다발
53 눈웃음 준 눈주름
54 자창괴래만自唱怪來晩
55 고래 두고 온 바다 보러 갈래
56 부용지에 드러누워
57 짝짝짝
58 파과破瓜
59 빛은 늘 과거에서 여기로 온다
60 어른이 어른에게


3부 칠월이 가면

62 나래
63 능소화 어느로 가나
64 방충망
65 보름 하지감자
66 골뱅이 나이테
67 황조롱이 활공
68 거저리 날개 이름 보소
69 무덤 궤도
70 우리는 솔숲이라 살고요
71
72
73
74
75 모시범나비
76 동그랑땡
77 유리새
78 칠월이 가면
79 먼바다
80 소나기 삼 형제
81 구름 묘지
82 나도 잊지 말아요
83 왕자두 세 끼
84 스무고개
85 속초 거인
86 시맥翅脈


4부 제발 덕분에 살기를

88 부추꽃 불현듯
89 한뎃잠
90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만
91 감재바우
92 제발 덕분에 살기를
93 개개비랑 달개비랑 나를
94 소낙구름 지나면 당신
95 미유기 밤낚시
96 점박이물범
97 깨금밭은 도깨비도 좋아라
98 등목하는 산
99 고래 연
100 일이삶사
101 광부 애 노래
102
103 미리내를 배알하니
104 아름드리 헛간
105 땅강아지 날아가고
106 토왕성폭포를 누이고
107 벌개미취 지천이오
108 실개천을 누이고
109 말리고 말리고
110 백중사리
111 정병淨甁을 아시나요
112 참닻꽃
신민걸

불뫼 태백으로 나서
눈뫼 설악과 살아요.

2016 계간 《문학청춘》으로 등단
2024 시집 『울산바위의궤』 출간
2025 시집 『곱게 죽을 꽃』 출간
2026 시집 『초록 바닿에 나르샤』 출간

한국문인협회 속초지부 회원
속초 물소리詩낭송회 동인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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