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세월 속에서 나는 분장사이자 시인으로, 그리고 한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거울 대신 창문 앞에 서는 일이 많아진 요즘, 나는 누군가의 그리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고향의 바다와 어머니의 미소, 얼굴에 새긴 수많은 삶의 흔적들은 모두 나의 시가 되었습니다.
무대 뒤 분장시에서 삶의 가장 순수한 순간들을 만지며 배운 것은 우리 모두가 ‘자기 삶의 예술가’라는 진실이었습니다.
이 시들이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빛이 되어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내 삶을 적시며 피어난 이 언어들을 사랑하며 나는 흔들리는 촛불 하나로 오늘도 길을 밝히려 합니다.
■ 본문 중에서 **자기 삶의 예술가
좋은 환경 좋은 사람들 그들과 함께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나는 분장을 시작했다
드라마 세상을 세상 이야기로 세상 이야기를 드라마 세상으로 세트장으로 무대로 대기실로 분장실로 인간사 희로애락을 작품으로 삶으로 옮겨왔다 우리는 서로의 본분에 충실했고 하나의 씬에서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작가가 시나리오를 사랑하고 감독이 연출을 사랑하고 배우가 배역을 사랑하듯 나는 분장을 사랑했다
우리가 함께하는 곳 그곳이 곧 무대요 삶이라는 현장이요 생의 미학이었으니 우리는 저마다 자기 삶의 예술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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