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Home > 발행도서 > 문학 > 청어시인선
길을 연다
김선옥
시집
국판변형/128쪽
2025년 5월 22일
979-11-6855-338-5(03810)
13,000원

■ 첫 장을 열면서


거미줄조차 걷어내지 못하고
네모난 틀에 갇혀 서성이던 발걸음
틈새로 새어 나오는 한 줄기 빛을
손 내밀어 잡고 길을 연다
나뭇가지마다 매달려 있는
생각 주머니들을 톡톡 건드려본다
바람에 길을 물어 걷다 보니
세월만큼 늘어난 잡다한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떼어 여기에 담는다


2025. 5 보고픈 날에
난아 김선옥



■ 본문 중에서



*빛으로 그리는 낙서


흑과 백의 사이엔 연결 고리가 있다
수많은 빛과 그림자가 결을 따라 긋는 선
변함없는 회색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가끔 갈라진 틈으로 쏟아 들어오는 빛살이
그림자 하나 남기지 못하고
소리 없이 잠식된다
여기도 저기도 아닌 무표정하게 머무는 낙서
바람에도 끄떡없고
물에도 희석되지 않는 농도
마음속 울림이 질척하다


아침이 잠을 깨우고
손가락을 내세워 빛을 갈망하는 낙서
세웠다가 쓰러트리고 손을 털면 가벼워
또 다른 낙서로 움켜쥘 수 있는 날
다 얻은 느낌으로 부자가 되는 건
낙서 잘하기
어쩌면 그런 거 아닐까




*남겨진 것들의 생각


너를 처음 만날 날
잘 짜인 각본처럼
제법 폼나게 묵직하였는데
시리도록 엷어진 몸이
문틈 새로 들어오는 바람에
줏대 없이 팔랑거린다


홀로 설 수 없어
오직 벽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시계 초침 소리가 깊어질 때마다
화려했던 날의 옷을
미련 없이 버리고 주저 없이 벗으며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차가운 콘크리트 벽에 몸을 낮추고
가만히 귀 기울여
그들의 속삭임을 듣는다

3 첫 장을 열면서


1 난아  빛을 갈망한다


10 빛으로 그리는 낙서
11 그리움은 멈추지 않는다
12 거미줄에 걸린 새벽
13 아침마다 나는
14 아침이 오는 소리
15 기억이 저물어 간다
16 길을 찾는 나이
17 간극
18 갑옷을 벗으며
19 거꾸로 누워
20 그것들의 생각
21 그냥 그런 날
22 그림자
23 건망증
24 고통의 온도
25 궁금함과 미안함
26 구시렁구시렁 
27 낯선 만남
28 남겨진 것들의 생각



2 난아  꽃비를 맞으며


30 봄은 1
31 봄은 2
32 봄을 덧입힌다
33 봄이 오나보다
34 텃밭으로 찾아온 봄
35 3월의 어느 길목에서
36 수지맞은 봄
37 봄이 끓는다
38 숲을 걷는다
39 걷다가 만난 가을
40 가을향
41 겨울도 아닌 그 아침
42 당신의 계절은 가을입니다
44 나무는 휴식 중
45 나뭇가지 사이로
46 낙화
47 너도 꽃이다
48 너로 인해
49 노을을 훔치다



3 난아  발걸음이 만드는 긴 그림자


52 동행
53 그네
54 늙은 오이
55 담장 아래서
56 당근
57 당연한 것은 없다
58 두 얼굴 
59 듣고 싶지 않은 대답
60 멍
61 바람이 전하는 말
62 반갑지 않은 손님
63 밤의 열병
64 밤의 지배자
65 밤하늘
66 밭이랑의 위로
67 벌써, 아직
68 병막산 그녀
69 불편한 침묵
70 비의 속삭임



4 난아  창에 비추어진 얼굴


72 부엌 창에 잠긴 노을
73 빈집
74 생명력
75 선물
76 설레임 배달 중
77 소소한 행복
78 마당에 누운 세월
80 시는 숲이다
81 손바닥으로 가린 하늘
82 오늘을 넘긴다
83 아름다운 마침표
84 언어도 수선이 될까
86 어둠이 삼킨 심장
88 아파트가 숨을 쉰다
89 얼음꽃
90 엄마의 노래
91 리허설 없는 무대
92 여전히 빛난다
93 웅덩이 속 파문



5 난아  골목을 돌아나가면


96 지금 걸어간다
97 월요병 
98 익숙함이 좋다
99 인생 레시피
100 인생은 소풍
101 자전거 인생
102 준비운동
103 추억
104 추억팔이
106 향에 취해 배가 고프다
107 홍시
108 흔적
109 이빨 앞에서
110 너의 웃음이
111 너를 보낸다
112 잠시 안녕
113 살아가는 이유
114 밤마실
115 눈에 보이지 않는


118 跋文_새로운 날갯짓으로 꿈을 펼친다_증재록(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난아 김선옥


충북 음성 출생
한국작가 등단
짓거리시문학회원
짓거리시세상회원


사진 활동
시집 『길을 연다』

동인지 『귀를 열면 길이 열린다』 등 다수
시화비_응천 변 <용계리 여전히 빛난다>
시화비_백야호반 <나뭇가지 사이로>
음성뉴스 등 신문에 정기적으로 시 발표
2025 충북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시 당선

회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출간문의 찾아오시는 길 사이트맵